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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쓰는 나의 이야기 - 고생을 왜 사서 해?

낮에 쓰는 나의 이야기



나는 남들보다 예민한 편이고, 그래서 싫어하는 것도 많다.
그 중에서도 정말 싫어하는 말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다.

10대, 20대 어릴 때에도 고생은 하기 싫었고, 30대인 지금도 고생은 하기 싫다, 젊어서 고생하면 나중에 아플 일만 남는다.
물론 저 말의 의미는 나이가 어릴 때 이것 저것 새로운 시도를 하며 그 시도에서 오는 어려움은 견뎌라 라는 의미라는 건 알지만,
다들 그런 의미보다는 ‘젊으니까, 어리니까 돈 조금 받고 많이 일하고 힘든 일 해도 괜찮아’ 라는 의미도 더 많이 쓰이는 걸 알기에 이 말이 너무 싫다
친구들끼리 힘든 일을 공유하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대”라며 서로를 위로할 때는 괜찮다.
그러나, 윗사람이 본인이 할 일을 다 떠넘기며 야근을 하고 있는 아랫 사람에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거야”라고 말하는 건 정말 참을 수가 없다, 그 고생 당신이나 실컷 하세요.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지만, 어렵거나 하기 싫은 일을 선택하지 않을 권리도 있다

20대 후반, 오늘 출근하면 내일 퇴근하는 직장 생활을 하며 이게 사람 사는 건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그 일이 아니면 안 될만큼 즐거웠던 것도 아니었다.
그땐 너무 어려서, 잘 몰라서, 그냥 하는 일이 재미있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서 견뎠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도 언제까지고 그 회사에서 일하지 않고,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라면 회사 밖에서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백번 생각해도 그 회사는 나오길 잘했다, 계속 거기서 일했다면 건강도 해치고 내 생활도 다 망가졌을 것이다.

고생하며 견디고 버티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더 이상 고생하고 묵묵히 견디는 사람들에게 그만한 보상이 돌아오는 세상이 아니다.
고생을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내 고생이 정당한 값을 받는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으로) 곳으로 가야 한다.

고생하면서 일하기 싫어서, 그리고 오늘이 로또 추첨하는 날이어서 불로소득으로 행복하게 살 날을 꿈꾸며 갑자기 끄적여본다.